초등학교 1학년과 함께하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초등학교 1학년과 함께하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집을 졸업한 첫째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둘째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오랜만에 첫째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박물관 방문 전 도슨트(전문 해설사) 투어에 대한 블로그 글을 읽었지만, 아이와 자유롭게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 별다른 계획 없이 떠났다.
월요일이라 혹시 휴무일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은 운영 중이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오전 11시에 도착했는데, 예상과 달리 박물관 안은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들이 많았고, 사설 도슨트와 함께하는 그룹 투어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한 명의 도슨트가 많게는 8명, 적게는 2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조용히 유물을 감상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박물관 내부는 예상보다 활기차기보다는 다소 소란스러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방식이 과연 효과적인 교육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유인물에 유물 이름을 적어가며 관람하는 학습형 교육을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지만,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탐구할 수 있는 방식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박물관에 가기 전, 아이가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노트와 필기도구만 챙겨왔다. 예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프랑스 아이들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그림을 그리고 놀며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우리도 그렇게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신석기 시대 전시관에 들어섰을 때는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이 많아 분위기에 압도되었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유물을 찾아 그려보라고 했다. 또한,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주요 유물을 찾아보는 놀이도 함께 진행했다. 우리가 찾은 유물 중에서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청동기 시대 전시관까지 관람하니 목이 말라 잠시 밖으로 나와 쉬었다. 아이에게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싶었지만, 아이는 그보다 배가 고프다며 점심을 먹자고 했다. 결국 식사를 마친 후, 백제부터 조선 시대 전시관까지 간략하게 돌아보며 각자 관심 가는 유물들을 감상했다.
나는 박물관을 방문하는 목적이 ‘영감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 속에서 과학이 탄생하듯, 박물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아이가 다양한 자극을 받아 미래를 살아가는 데 작은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프트숍에 들러 아이에게 원하는 선물을 골라보라고 했다. 아이는 발굴 체험 키트를 선택했는데, 직접 발굴 과정을 체험하면서 유물이 깨지는 이유를 몸소 느끼고, 단순히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이번 박물관 방문은 단순한 역사 공부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소통하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박물관과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며, 아이가 자유롭게 사고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고 싶다.
첫째딸이 쓰는 박물관 그림 설명
1)농경문청동기
초록색 여자친구는 나무를 들고가고, 파랑색 아저씨는 땅을 파고 있어요. 보라색은 아기이고 장난감을 가지고 가고 있어요.
2) 희준
희준은 물을 마시러 가고 있어요
3)신라 금관
왕관은 반짝반짝 거려요.
3)새모양 장식기와
새모양 장식은 예뻣어요
4)뼈항아리
뼈를 넣는 곳이예요.
5)근정전어좌 - 월일오봉도/천장의 두 용
왕의 의자 배경이예요. 그림은 산이 있고 해와 달님이 있고 소나무도 있어요. 하늘에는 용이 두마리 있어요.
6)짐승얼굴무늬기와
너무 무서웠고, 아빠 콧구멍 같았어요.
6)엄마가 그린 영조어진
엄마가 그렸어요. 엄청 웃겼어요. 수염이 많았어요.
7)고종황제 어진
엄마가 그려서 나도 그리고 싶었어요.
8)앉아있는 모습의 보살상
진짜 멋이 있었어요. 중간에 보석이 달려있어요.
옛날사람들의 거울이예요. 직접 체험하니, 신기했어요.